진실의 순간 : 이용자가 진실의 순간을 느끼는 때는 언제?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순간을 "진실의 순간"이라 한다.
마케팅의 최우선 과제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해 고객이 생각하는 "진실의 순간"을 찾는 것이다.
고객이 제품과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
그리고 그것을 제품과 서비스에 담아내는 "진정성" ,
그것이 고객을 감동으로 이끌고, 그런 감동이 반복되고 쌓이면서 팬이 되고,
팬이 된 고객은 그것을 자신의 다양한 연결을 통해 전파하게 된다는 것이다.
<전창록, 「다움, 연결, 그리고 한 명」, (서울: 클라우드나인, 2020)>
사회복지서비스가 지닌 "진실의 순간"은 언제일까?
사회복지시설은 좀 복잡하다.
조직의 운영과 사업을 위한 재원이 대부분 조세재원이다.
사회복지시설이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이는 사실상 지방자치단체, 실권을 지닌 공무원이다.
그런데 제공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이는 지방자치단체가 아니다, 공무원이 아니다.
사용자는 Client(이용자)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그들을 '대상자'라 부른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때로는 후원자들이 조직의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과
그렇게 생산된 제품이나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포기하거나 힘있는 쪽 - 주로 보조금 결정권을 지닌 공무원 - 이 요구하는 바를 채워주는 것으로
안전을 구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결단코 척결해야할 행태일 것이다.
그래서 사회복지서비스가 그 이념적 본질과 실정법적 입법취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분명하고 확실한 고객정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서비스 이용자, 자원제공자(정부, 지자체, 후원자 등), 법인의 사명, 지역주민....
각각이 조직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 교차점을 찾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우리 시설을 이용하는 이용자와 그 가족이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 시설에 보조금, 후원금을 지원하는 이해관계자들이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 법인은, 직원들이 개별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인가?
그림에 해당하는 고객과 이해관계자 중 가장 핵심은 누구인가?
이용자인가? 이용자와 그 가족의 삶, 그가 살아가는 지역사회에서는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삶인가?
이해관계자 또는 법인이나 직원의 자기만족 혹은 보람인가?
한정된 자원, 옴짤달싹하기 어려운 과도한 행정규제,
한 번 시작하면 종결하기 어려운 하방경직성이 강한 사회복지서비스 - 특히 일방적·시혜적 서비스 - 의 특성,
그 속에서 오랜 세월 고착화된 듯한 복지안주 혹은 복지의존성,
거기에 지쳐 한편으로는 타협과 안주, 그러면서도 변화 원조 전문직으로서의 사회복지사로서의 정체성 갈등......
녹록치않은 환경에 있지만,
이용자와 그 가족을 비롯한 지역공동체가 우리 조직의 사회복지서비스에서 느끼는
"진실의 순간"은 언제, 어떤 상황, 무엇에서 찾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