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회복지실천 & Skill

정상(normal)이란 없다! 페르소나를 찾고 이해하고 존중하지 않는 한...

가별소리 2022. 5. 14. 13:21

정상화(mormalization)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참 어려웠다.

 

정상-비정상의 이분법적 구분이 지닌 비인권적, 인권폄훼적 사고를 지양해야 한다고 하면서

"정상"이라는 말에 될 化자를 붙인 말이 곧게 들리지 않았다.

 

얼마 후 어떤 분이 이 말을 "보통"이라는 말로 바꿔 썼다.

또래 사람들이 살아가는 평범한 보통의 수준이라는 것이었다.

처음 들었을 때, 정상화라는 말보다는 낫다 싶었지만, 

구체적이지 못했다.

하도 교리처럼 주장하며 배타적 고자세로 떠들어대길래 - 주장하신 본래 분은 아닌, 지금 보면 선무당 수준이었던 듯 -

그럼 그 보통이라는 수준이 어떤 거냐고 물었던 기억이 난다.

 

요즘 경영학, 마케팅 쪽의 책을 읽고, 그 내용이 좋아 정리하고 있다.

이제 그 책의 정리를 마치며 한 단어를 되새겨 본다. 

 

페르소나(persona)

 

본래는 가면이라는 의미를 지닌 그리스말로

우리 말로 인격 또는 고유한 개성의 의미를 강조한 "개인"을 뜻하는 단어인 personality의 어원이기도 하다.

 

융은 이 말을

무의식의 열등한 인격이며 자아의 어두운 면을 뜻하는 말로 썼는데,

자아가 겉으로 드러난 의식의 영역을 통해 외부 세계와 관계를 맺으면서 내면세계와 소통하는 주체라면,

페르소나는 일종의 가면으로 집단 사회의 행동규범 또는 역할을 수행하는 무의식의 세계를 가리킨다.

 

영화에서는 종종

영화감독 자신의 분신이자 특정한 상질을 표현하는 배우를 지칭하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최근 경영학, 마케팅 분야에서는

기업이 타겟으로 정한 고객의 다양한 특성을 종합적으로 투영한 가상의 고객을 의미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을 단편적으로 이해하는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총체적이고 전인적인 이해를 요구한다.

고객이 추구하는 가치, 선호, 행동, 인생목표, 라이프스타일 등

고객에 대한 구체적이고 전인적인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이 지점에서 되물어본다.

이 지점에서 발달장애인지원센터장으로 일하는 지금 되물어본다.

그들의 자립을 위한 개인별지원계획을 수립하고, 계획한 서비스를 연계하고,

법적 권리를 보장, 옹호하며 피해구제와 회복을 지원하는

센터의 장으로 되물어본다.

우리 센터는,

나는, 그리고 우리 직원들은

지금, 이 시대,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발달장애인의 페르소나를 

구체적으로, 전인적으로 이해하고 있는가?

생애주기에 비추어

그 연령대에 맞는 비장애인들의 삶의 페로스나를 구체적으로, 전인적으로 이해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 Gap을 구체적, 실질적으로 이해하고 있는가?

어느 정도까지 그 Gap을 줄일 수 있는지, 

각자의 상황과 특성을 전인적으로 이해하고, 그 사람 고유의 페르소나를 공유하고 있는가?

 

우리 센터 뿐 아니라

다양한, 해결해야 할 욕구와 어려움을 안고 

명시적, 묵시적으로 도움을 청하는 클라이언트,

대부분 구조화된 사회적 배제의 피해자가 되어버린 클라이언트를 마주 대하는 

사회복지시설들은 

그 존립 이유이자 목적인 클라이언트의 삶을 위한

페르소나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그리고 있을까?

 

끊임없이 묻고 소통하고 대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