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이야기/편린들

맑은 물엔 고기가 놀지 않는다.

가별소리 2017. 3. 11. 18:19

맑은 물엔 고기가 놀지 않는다.

그래서 낚시꾼도 낚싯대를 드리우지 않는다.

어릴 때 이 말을 들을 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너무 맑으면 안 되는구나.

그 말을 하는 사람에게서 그런 뉘앙스를 풍겼다.

적당히 잘못도 하고, 눈도 감아주고...

아닌 것 같다.

속내를 내비치지 말라는 뜻 같다.

물색이 탁하다고 더러운 물일까?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더러운 물에는 고기가 살 수 없다.

물색이 탁한 것은 수온이 오라가면서 생기는 대류현상으로

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부유물들이 떠오르며 돌기 때문이다.

깨끗하되 열심히, 성실하게, 그러나 고요히...

그러면 고기도 놀고, 낚시꾼도 대를 드리운다.

우리 네 삶도 그러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