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복지사로 말씀 듣기 00011 ]
"그 열 명을 보아서라도 내가 파멸시키기 않겠다."(창세 18,32)
"하느님께서 그 들판의 성읍들을 멸망시키실 때,
아브라함을 기억하셨다.
그래서 롯이 살고 있던 성읍들을 멸망시키실 때,
롯을 그 멸망의 한가운데서 내보내 주셨다."(창세 19,29)
우리 모두를 위해 빌어주는 한 사람,
우리 가운데 善한 열 사람,
그것이 우리 공동체가 존손하고, 버틸 수 있는 보이지 않는 힘이라고 말하는 듯 하다.
작던 크던 공동체가, 나라가 위기에 닥치면 여러 군상들이 그 본색을 드러낸다.
서둘러 있는 것 다 팔아 챙겨서 지 혼자 살길 찾아 토끼는 종자,
누가 썩은 동아줄이고, 누가 하늘로 오르는 동아줄인지 눈치보며 줄 찾는 호랑이,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는 구경꾼,
세상이야 어찌 돌아가거나 말거나 나하고는 아무 상관없다는 듯, 무관심하게 지 밥그릇만 챙기는 마이웨이,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데 있는 거 없는 거 다 팔아 공동체, 나라 되살려보겠다고 용쓰는 독립군......
소돔과 고모라 이야기는 그런 인간 집단의 군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듯 하다.
하늘에서 내린 유황불, 모르긴 해도 화산폭발의 기억, 입으로 전해진 기억이지 않을까?
10년 전 운 좋게 간 터키 여행,
그 화려했던 고대 도시들의 몰락, 그 이유가 지진과 화산폭발이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 있다.
지구과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화산폭발, 지진, 해일, 태풍 등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
그 앞에서 무기력하게 비명 한 번 지르지 못하고 사라진 사람들,
그리고 운 좋게 살아난 사람들......
소돔과 고모라 이야기는
그런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와 그로 인한 인간의 불행과 행운,
그에 대한 인간적인 반성과 숙고, 해석의 결과이리라......
그리고 그것이, 자연재해가 아니라 그 해석이,
살아남은 사람들, 살아남은 공동체의 질서를 바로잡는 정화의 기능을,
세대를 이어 유효하게 작동하는 보편적 원리로 개인적, 공동체적 삶으로 검증되었기에
후대에, 입으로, 기록으로 전해진 것이리라......
이제 물어본다.
이 나라가, 우리 공동체가 이런 저런 비판을, 부침을 겪으면서도 존속하도록
온 마음으로, 神의 마음까지 움직일만큼 간절히
우리 공동체, 이 나라를 걱정하고 염려하고 기원하는 그 한 사람,
우리 공동체의 아브라함은 누구일까?
이 나라, 우리 공동체가 위기에 직면했을 때,
동아줄 찾느라 분주한 떡에 굶주린 범새끼들, 굿판 기웃거리며 떡 주워먹는 구경꾼들, 마이웨이로 득시글할 때,
이 나라, 우리 공동체의 존속을 위해 참(眞)으로 좋은(善)한 길을 지키며 버텨내는 롯은 누구일까?
교회의 Caritas 활동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구원을 행동으로, 실천으로 선포(Kerygma)하는 증거(Martyria)가 그 본질이라면,
창세기 소돔과 고모라 얘기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Caritas에게
대한민국의 아브라함, 대한민국의 롯이 되라는 부르심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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