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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이야기/복음의 빛으로...

맹세에서 풀리게 된다...... Caritas 100017

[ 사회복지사로 말씀 듣기 00017 ] - 권한·책임 위임, 위임의 범위에 대하여

 

주님을 두고 맹세하게 하겠다.

(......)

내 고향, 내 친족에게 가서 내 아들 이사악의 아내가 될 여자를 데려오겠다고 하여라.

(......)

너는 내 아들을 그곳으로 데려가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여라.

하늘의 하느님이신 (......) 그분께서 당신 천사를 네 앞에 보내시어

네가 그곳에서 내 아들의 아내가 될 여자를 데려올 수 있게 해 주실 것이다.

그 여자가 너를 따라오려고 하지 않으면,

너는 나에게 한 맹세에서 풀리게 된다.

(......)

그래서 그 종은 (......) 이 일에 대하여 그에게 맹세하였다.

그 종은 주인의 낙타 떼에서 열 마리를 데리고, 또 주인의 온갖 선물을 가지고 (......) 길을 떠났다.

<창세 24,1~10 >

 

창세기 24장은 늙은 아브라함이 적자 이사악의 며느리감을 찾아 성혼시키기까지의 이야기를 전한다.

아브라함은 그 일을 종에게 위임한다.

이 이야기는 오늘날 조직 경영에 있어 책임과 권한의 위임 문제를 되돌아보게 한다.

 

순서를 보면,

맹세 → 책임과 권한의 명확한 범위와 조건, 면책규정의 설정 → 약속과 맹세 → 위임 이다.

 

성서의 표현대로 그 맹세는 종이 주인의 샅에 손을 넣고 한다고 되어 있다.그가 할 일의 근본이 주인이라는 데 있다. 주인의 뜻이 그 권한과 책임을 이행할 사람의 사명인 것이다.줄이면 권한·책임의 위임, 그 본질은 조직의 사명에 있다는 것이다.그리고 그것이 위임의 본질적 범위이다.

조직의 사명 !  

위임받은 자의 능력, 역량, 원의가 아니라...... 

 

위임권자는 수임자의 권한과 책임의 범위, 한계를 분명하고 정확하게 제시한다.

거기에 수임자가 위임받은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길과 가능성도 분명하게 제시한다.그리고 그 일에 필요한 자원 - 나귀 열 마리, 선물 - 을 함께 제공한다.

 

오랜 세월, 크고 작은 민간법인·공공기관의 중간관리자로 일했다.나에게도, 그들에게도 부족함이 있었다.수임받은 권한과 책임을 내 맘대로, 내 뜻대로 선넘은 착각을 하기도 했다.권한과 자원 없는, 방법을 알지 못한 채로 책임만 지는 위임을 받아 힘든 세월 역시 적지 않았다.

 

잘 되면 위임권자의 실적이고 조직의 성과이고,그 열매는 굿 구경만 하던 눈치 빠른 줄 잘 선 놈들의 농갈라먹기로 끝나고,정작 쌍코피 터지고 머리 빠지며 일한 놈은 평생 약으로 조절해야 하는 혈압과 이명만 남았다.잘못 되면, 원치않은 결과가 생기면 책임을 위임받았다는 이유로 사유서, 경위서 쓰고, 견책, 주의, 심지어 자의반 타의반 조직을 떠난 경험도 했다.어떤 이들은 위로한답시고 이런 말을 쉽게도 내뱉었다. "그게 사회생활, 조직생활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세월이 약이다. 살다보면 별 거 아니다." "그 성질 언제 죽노? 인자 나이도 묵을 만큼 묵었는데, 적당히 하고 살아라!"때리는 뭐보다 말리는 뭐가 더 밉다더니, 속에 천불이 나기도 했고, 뭐라 설명할 길이 없으니 가슴이, 머리가 터져버릴 것 같은 느낌으로 버티기도 했다.함께 욕해주고 자신의 일처럼 공감하며 화낸 친구들도 있었다. 그러나 그 어느 것도 내가 처한 현실을 바꿔주진 못했다. 

 

이제 돌이켜 생각해본다.그리고 위임권자로 조직행동을 결정해야 할 내 일, 불과 한 두 달이라는 시간, 당장 다가올 내일 나에게 닥칠 것을 생각하며 말씀을 되새겨본다.

 

할 수 있는 일을 위임하되,할 수 있는 방법과 길, 가능성을 함께 알려주고,필요한 자원을 제공하며 위임하는 것,그 책임과 권한의 범위와 한계를 명확하고 분명하게 설정하여 합의하는 것.그리고 근본적으로위임권자와 수임자가 하나의 사명에 뿌리를 두고 같은 가치를 향해 정향지어진 상태로 위임과 수임이 이루어지는 것,

 

그것이 Caritas그리고 그 정신으로 연구하고 일해보겠다 발걸음을 떼는 나에게 주시는 말씀이리라.

 

말씀으로 빛을 주신 주님은 찬미받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