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물엔 고기가 놀지 않는다.
그래서 낚시꾼도 낚싯대를 드리우지 않는다.
어릴 때 이 말을 들을 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너무 맑으면 안 되는구나.
그 말을 하는 사람에게서 그런 뉘앙스를 풍겼다.
적당히 잘못도 하고, 눈도 감아주고...
아닌 것 같다.
속내를 내비치지 말라는 뜻 같다.
물색이 탁하다고 더러운 물일까?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더러운 물에는 고기가 살 수 없다.
물색이 탁한 것은 수온이 오라가면서 생기는 대류현상으로
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부유물들이 떠오르며 돌기 때문이다.
깨끗하되 열심히, 성실하게, 그러나 고요히...
그러면 고기도 놀고, 낚시꾼도 대를 드리운다.
우리 네 삶도 그러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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