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싯대를 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강풍과 함께 소낙비가 내렸다.
비를 피하느라 부랴부랴 대를 접어 차에 실었다.
못내 아쉬어 차에 않아 김밥을 먹으로 기다려봤다.
잠시 후에 언제 그랬냐는 듯
하늘이 게이고 다시 더위가 찾아왔다.
다시 내려가 보니 앉았던 자리에 다른 꾼이 자리를 펴고 있었다.
맞은 편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게 마리수 조과의 재미를 선사해줬다.
기대치 않은 즐거움이었다.
그냥 갔더라면 아쉬움이 컸으리라.
삶도 그런 것 같다.
살다보면 갑작스런, 생각지 않은 시련도 위기도 찾아온다.
도망가버리면 그걸로 끝이다.
끝없이 피해다녀야만 한다.
잠시 조용히 기다리다 보면
날이 게이고, 다른 기회가 생기기도 했으니까...
2013년 여름 어느날 낚시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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